濟(제)州(주) 辛(신)丑(축)譜(보)에 관하여

濟(제)州(주) 宗(종)親(친)이 보관하고 있는 遂(수)安(안)李(이)氏(씨) 辛(신)丑(축)大(대)同(동)譜(보) (1781년 발간)는 15卷(권)에 달하는 것으로서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族(족)譜(보)이기에 각별히 關(관)心(심)을 갖고 소중이 간직할 필요가 있다.

어떤 족보의 發(발)刊(간)年(연)代(대)를 보고 우리는 그 연대 前(전) 몇 년간에 만들어 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濟(제)州(주) 辛(신)丑(축)譜(보)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필자는 그 근거로서 濟(제)州(주) 辛(신)丑(축)譜(보)에 실린 乙(을)未(미)譜(보) (1715년 발간)의 金(김)楺(유)의 序(서)文(문)을 지적할 수 있다. 이 序(서)文(문)을 그동안은 活(활)字(자)로 바꾸어 보아왔기 때문에 당연히 그 이전 족보의 서문이 오른 것으로 여겨왔으나 그의 親(친)筆(필) 刻(각)印(인) 本(본)임을 확인할 때 이런 質(질)門(문)을 제기하게 된다.

어떻게 1781년 신축보에 그보다 66년 전의 김유서문이 실릴 수 있는가? 우선 김유가 직접 신축보에 을미보 서문을 써주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렇다면

① 1715년 김유의 목각 본을 보존하였다가 66년 후 이를 인쇄한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것은 가능한 일이다. 물론 보존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많은 서문들도 있어야 할 것인데 그렇지 못하므로 유독 그 하나만이 보존되었다는 가설을 첨부해야 할 것이다.

② 다른 하나는 제주종친이 수안 옥연파 종친으로부터 이 족보를 받아올 때 당시 수안 옥연종친들이 갖고 있던 족보를 모두 재편집하여 주었다고 풀이하면 김유 서문 색인본의 의문은 쉽게 풀린다. 필자가 이렇게 생각했던 것은 약 7년 전 신축보를 복사해 왔을 때 임진대동보의 일부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목각본을 보존하는 것보다 인쇄된 족보를 보존하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하여간 현재로서는 ① 과 ② 중에 어느 것이 맞는다고 확증할 근거는 없으며 그런 것을 꼭 찾아야 할 이유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우리 모두가 꼭 알아야할 것은 제주 신축보(1781년)에는 당시의 것만이 아니라 그보다 66년전 (1715년)에 친필이 있다는 사실이며 이것은 제주 신축보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인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옛 족보 그대로 복사해 보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우쳐주는 좋은 사례임에 틀림없다.

  2011년 8월 14일   이 초 식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