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고은하

빛 중에

해가 으뜸이듯이

사람 중에

어머니 제일이시네

학문을 많이

익힌 건 아니지만

사람의 법도(法道)

잘 다루시었고

의학을 몰라

의술은 아니어도

자식의 병

신통으로 다스리시고

당신의 병은

깊어도

앓지 않으시고

작은 몸 어디에

그런 힘

숨어 있답니까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 - 시인 김초혜의 남편 

[뉴스엔 이언혁 기자]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거대한 소설의 산맥을 탄생시킨 소설가 조정래.

영혼을 위로하는 연민의 소리. 한국적 감성이 빛나는 이 시대의 가객 장사익.

KBS 1TV '낭독의 발견'에서는 산의 웅장함과 강의 깊음을 닮은 두 대가의 낭독,

소설과 노래가 됐던 삶의 빛나는 조각들을 만나본다.

앞서 성우의 목소리로 유서가 낭독됐다.

'태백산맥'으로 인해 겪어야 했던 협박과 회유 속에서

두 번의 유서를 써야했던 조정래는 유서를 쓰면서까지

소설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소설가는 그 시대의 산소여야 한다”는 신념을 털어놨다.

'태백산맥'은 총 1376쇄 출판. 700만부 이상 판매되는 기록을 세운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시대의 가객 장사익은 '태백산맥' 첫 부분을 낭독하며 등장했다.

장사익은 무명가수 시절, 첫 만남에서 “당신의 팬”이라는 조정래의 한마디에

감동했다는 이야기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고 전한다.

조정래는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세 작품 속

1,600여명의 인물을 탄생시키고

기억해낼 수 있었던 비결로 “유심히 바라보는 노력”을 꼽는다.

그리고 자신을 알린 노래 '찔레꽃'이 탄생하게 된 사연과 함께

"가수는 세상을 위한 어릿광대여야 한다"는 두 대가의 고백에

방청객들은 감탄을 터뜨린다.

이어 김초혜 시인의 '어머니'를 낭독한 조정래는 가난했던 문학 청년시절,

협박이 빗발쳤던 시절에도 묵묵히 자신의 편이었던

아내 김초혜 시인에 대한 깊은 사랑과

고마움을 이야기하며 김 시인을 자신에게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꽃”이라 표현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장사익은 무명의 자신을 동등한 예술가로 대해주며 힘을 줬던

조정래를 위해 절창 '봄날을 간다'를 들려준다.

1월 26일 오전 0시 40분 방송.

이언혁 leeuh@newsen.com